독일이 졌어요.

일본이 잘하던 패스로 하던 빌드업을 안하고 이상한 뻥 축구를 하면서 왜 저래?라고 생각했는데, 독일은 더 이상한 축구를 했어요.

우리가 아는 독일의 칼같은 패스의 모습은 자기한테 공이 패스되어 올 줄을 예상 못하고 허겁지겁 공을 받는 모습에 어리바리해 보였고,

슛은 모조리 카타르 천연가스 폭발 슛으로 날려먹고. 슛 찬스가 오면 한, 두 템포 느리게 이리저리 하다 막히고.

이번 독일의 패배는 그럴만했다는 것. 댓가를 치뤘어요.

겁나 축구를 못 한 댓가.

독일답지 않은 어리버리, 어영부영, 우유부단의 총체적인 모습이 다 보였습니다.

진짜 우리가 알던 독일이 맞을까? 싶은 정돌 느리고 형편없이 못했어요.

어떻게 보면 이번 유럽의 챔피언스리그에서 보여주던 독일 리그팀들의 실력이 영국의 EPL리그의 팀들보다 못했죠.

EPL의 빠른 템포와 확끈한 공격력을 보다보니 그 만큼 우리 눈도 많이 높아졌나 봅니다. 이번 독일 축구가 느릿느릿 어리바리하게 보였으니 말이죠.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VAR로 인한 골 취소가 빈번하죠. 굉장히 많아요. 어제만 해도 아르헨티나는 3골을 오프사이드로 취소 되었어요.

기술의 발전으로 축구공에 인식된 칩과 카메라의 연동으로 인해 너무 정확하게 체크를 할 수 있어요.

여기에 추가 시간이 굉장히 많이 늘어났습니다.

이 말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잘생기고 이쁘고 능력있는 사람들에게 마음이 가는 건 당연하듯이 유럽 축구 선진국들에게 우호적일 수 밖에 없었던 심판들의 판정이 정확한 VAR로 인해 조금은 더 공정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간만의 차이로 유럽의 스타 공격수가 오프사이드에 걸려 골을 넣어도 소위 '잘'하는 공격수라 당연하다는 인식이 이제 없어지고 있어요. 은근히 유럽을 제외한 국가들에게는 이런 불합리함이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점점 없어지고 있다는게 이번 카타르 월드컵의 성과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여기에 추가시간이 10분을 넘어 15분까지도 늘어남으로써, 이기고 있는 팀이 침대축구를 할 수가 없다는 희소식입니다.

추가 시간을 받고도 침대 축구를 하면, 추가 시간에서 더 추가 시간이 붙습니다. 중동 축구가 쉽사리 이런 침대 축구를 할 수 없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어요.

결론을 내어보면,

VAR의 정확성으로 알게 모르게 있던 유럽 축구 선진국들을 위한 관대한 규칙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축구 발전의 좋은 진보입니다.

그로 인해 VAR을 체크하는 시간이 많아 지면서 추가 시간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러다보니 쓸데없는 행동으로 재미를 떨어뜨리고 짜증을 유발하던 유형의 경기들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추가 시간에 또 추가 시간을 줘버리면 되거든요.

내일은 우리가 우르과이를 이겼으면 하네요.

안녕히 주무시길.

P.S

이번 경기는 기분이 싱숭생숭해요.

일본이 이긴게 그닥 기분 좋지는 않지만,

유럽 축구 선진국, 양키들의 콧대를 아시아가 눌렀다는게 또 기분은 좋고.

뭐... 그냥 카타르에서 한 전범국들의 더비라고 해야죠.